잡다한 생각/대학시절

예수 닮기를.

Jang_quixote 2016. 7. 22. 23:41
이번 죽도 선교를 통해 배운 여러가지 중 '예수닮기를'이라는 찬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송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연습하고, 가사와 멜로디를 외우고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가사 하나하나를 그저 물처럼 흘려보낸 적은 없었다.
음미하고 또 음미하며 불렀던 찬양.
내 삶의 소망, 내가 바라는 한 분
예수 닮기를 내가 원하네
한없는 사랑, 풍성하신 궁흉
예수 닮기를 내가 원하네
예수 닮기를, 예수 보기를, 예수만 높이길
내가 원하네
내 평생 소원 예수 닮기를
예수만 닮기를 내가 원하네
선교 후 약 4개월 간의 시간동안은 다시 예수 닮기를 바라는 마음을 망각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바쁜 일상에 치이고, 사회의 온갖 유혹에 휘둘리며 살아온 시간.
그러다 한 번씩 찾아오는 주일 덕분에 다시금 정신 차리고 일어서지만,
이내 다시 무너지고, 쓰러지는 내 영적 자아, 정체성.
그러다 [그 청년 바보 의사]란 책을 통해 다시 예수 닮기를 바라는 마음을 찾게 되었다.
안수현이라는 인물을 통해 예수 닮기를 바라는 삶이 어떤 것인지 다시 꺠닫게 되는 순간,
내 주변, 상황 하나하나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기말고사가 더 이상 내 마음과 영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란 걸 느끼는 것만 보아도 확실한 변화다.)
주말을 안산에서 보내면서 참 많은 고민과 번뇌에 빠져 살았다.
예수 닮기를 바라는 마음, 양심의 부담감, 결국 아무도 하지 않기에 내가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꼭 내 스스로의 결단과 힘만으로는 예수를 닮아가길 바라는 삶이 이루어지진 않는 것 같다.
................ 궁색한 변명일 지도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나를 독특하다고 말한다.
왜 그런 일을 자초해서 하냐고 말한다. 가만히 있으면 누군가가 어련히 할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이런 '가만히 있으면 누군가가 어련히 할' 일을 하는 나를 비롯한 '독특한' 소수의 사람들에게 다수의 사람들은 '영웅'이란 칭호를 붙여주며 다시금 사회적 부담감을 한가득 얹어준다. 마치 앞으로도 계속 그런 일들은 이 사람들의 몫인 듯.....
난 영웅이 되고 싶지 않다. 난 대다수의 사람들 속에 편입되고 싶다.
내가 하는 일이 더 이상 독특한 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의 보편적인 움직임이 되어서 더 이상 내가 영웅이 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아무도 하지 않기에 내가 한다.
그리고 오늘도 난 영웅이 된다.
쓰러져가는, 멋 없는, 사람들이 기피하는 이 영웅놀이.
이게 예수님을 닮아가는 모습인가보다.
그리고 예수님을 세속적 욕심의 대상으로 삼으려 했던 유대인이 아닌,
마리아, 삭게오, 니고데모와 같은 사람이 되길 다시 한 번 소망한다.


2009.12.14 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