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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우체국 다녀오시더니 잔뜩 화가 나서 돌아오셨다.
이유인 즉,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부터 들어놓았던 아버지 보험이 있었는데 2004년 아버지 뇌졸중 판정 받았을 때 뇌졸중 적용이 안되는 보험이라며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그러고나서 6년이지나 얼마 전에 우체국 측으로부터 보험금 미납입으로 실효가 될 것이라는 통보가 왔고 이에 아버지께서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보험금을 납입하셨는데 오늘 전화와서는 2004년 뇌졸중 때 보험금을 받았기에 부활시킬 수 없고, 따라서 실효시킨다고 하더라고 하셨다.
아버지께서 잔뜩 화나셔서 창구 직원에게 갖은 욕설을 퍼붓던 중 지점장과 청원 경찰 10여명이 나왔는데 아무도 왜 부활이 안되는지 제대로 설명을 안해주더라고 하셨다. 그저 뇌졸중 떄문에 부활시킬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내가 우리 가족 중 유일하게 느긋하고 조용한 성격이라 그런지 몰라도 난 억울한 일이 있어도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따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오늘 일은 이런 이유보다도....... 우리 아버지가 아무런 힘이 없어서 그저 소리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밖에 달리 할 방법이 없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비단 우리 아버지만이 아닐 것이다. 알아 듣기도 어려운 법률용어, 약관 내세우며 무조건 안된다고만 주장하는 대기업 앞에 쓸쓸이 발걸음 돌리며 고개 숙이는 사람이 어찌 우리 아버지뿐이겠는가.
왜 약자는 항상 목소리를 크게 내야만 하는지, 무엇보다 이 점이 가장 날 화나게 한다. 조그마한 소리로 자신의 뜻을 주장해도 그걸 들어주고 다시 확인해주면 좀 좋으련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고객을 위축시키는 위치에서 내려다보기 때문에 조그마한 소리는 금새 묻혀버리고 만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 아버지는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신 것이다.
안그래도 공장에서 힘든 일 하시느라 몸 건강도 안좋으신데.......
아버지께서는 자신의 아내의 마지막 유품이라며 보험만큼은 상징적으로 지키고 싶어하셨다.
비단 우리 아버지만이 아닐 것이다. 알아 듣기도 어려운 법률용어, 약관 내세우며 무조건 안된다고만 주장하는 대기업 앞에 쓸쓸이 발걸음 돌리며 고개 숙이는 사람이 어찌 우리 아버지뿐이겠는가.
왜 약자는 항상 목소리를 크게 내야만 하는지, 무엇보다 이 점이 가장 날 화나게 한다. 조그마한 소리로 자신의 뜻을 주장해도 그걸 들어주고 다시 확인해주면 좀 좋으련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고객을 위축시키는 위치에서 내려다보기 때문에 조그마한 소리는 금새 묻혀버리고 만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 아버지는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신 것이다.
안그래도 공장에서 힘든 일 하시느라 몸 건강도 안좋으신데.......
아버지께서는 자신의 아내의 마지막 유품이라며 보험만큼은 상징적으로 지키고 싶어하셨다.
2010.04.2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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