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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생각/대학시절

글.

Jang_quixote 2016. 7. 22. 23:46

하나님께서 나보다 더 멋지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계속 보여주시는 것은 여러가지 뜻이 있을 것이다.
겸손하게 살라는 뜻, 그들을 닮아가라는 뜻, 혹은 하나님의 앞으로의 일하심을 보여주시려는 뜻.
사실 질투많은 내 성격상 이런 사람들을 보면 온갖 비판거리를 찾느라 눈에 불을 켜기 마련이지만, 때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오기 마련이다. 주님을 더 닮아가려 할수록 비판보다는 인정과 존중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된 여러가지 제반 사정(운동을 못하도록 하는 둔한 신경조직, 심한 낯가림, 바쁜 생활 등)들이 있지만, 이런 모습이 내게 가장 잘 어울리기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라 믿고 있다.
글을 쓰는 것만큼은 보통 사람들의 평균은 넘는다고 자부하며 산다. 일종의 교만일지 모르겠지만, 교만이 아니더라도 결코 겸손의 모습 또한 아닐 것이다. 아무튼 이런 나이기에 사람들이 쓴 글 하나하나를 읽어보고, 분석하며, 그 사람의 사상을 읽어내려곤 한다.
고등부 헬퍼에 '상현'이라는 막내 친구가 들어왔다. 첫인상을 말하자면, 짧은 머리에 날렵하게 생긴 이목구비가 다소 무섭게 느껴졌다. 이게 한 때는 진실된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보고있는 상현이는 너무나 생각이 깊고, 감성적이며, 마음이 참 따뜻한 아이인 것 같다. 사람의 웃는 모습을 보면 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이 아이는 참 순수하게 웃는다. 이런 이 아이의 성품과 모습만큼이나 글 또한 사람의 마음을 울리도록 잘 쓴다는 것은, 이 아이에 대한 첫인상과 이 아이의 순수한 웃음 사이의 괴리감 만큼이나 놀라웠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내 글이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마음을 울리기보단 내 자신을 변호하고, 뽐내는 도구가 되어버린 것 같다. 상현이의 글처럼 무언가 애틋함과 추억이 있는 그런 글이 아닌, 현재의 온갖 짐들이 얹어있는 듯한 그런 글. 이걸 깨닫는 순간 내 글들을 다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 글은 얼마나 나 자신을 순수하게 표현하고 나타내고 있는가.
오늘 뉴스를 보며 문득 든 생각이지만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글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 사람의 인생의 종지부를 찍게 할 수도 있는 글. 그렇기에 내가 썼던 글들,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 쓰게 될 글들이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미치게 할지 정말 고심해야할 부분인 것 같다. 어느덧 순수함이 사라진 내 글들이 이미 그 변질을 예고하는 듯하다. 그걸 깨닫게 해준 상현이와 그의 작품들, 그리고 짧지만 깊은 생각을 만들어준 그의 방명록이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그의 순수함을 닮고 싶다.
다시 한 번, 나와 내 글이 '선동'이 아닌 '소리'가 되고 싶다.
기쁨을 함께 하는 웃음 소리, 슬픔을 나누는 울음 소리, 그리고 언제나 예수님을 예비하는 광야의 외치는 소리.



2010.01.1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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