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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부터인가 노인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고지식하고 보수적이어서 현대의 삶과는 동떨어진 것, 그래서 단지 그들이 살던 시대나 역사를 반영하고 증명할 뿐 그 이상의 가치는 없는 것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아무도 노인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아 그들은 자연스레 입을 다물어버린 것 같다. 그렇게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그들의 노화와 함께 시들고 땅 속 깊히 묻혀지고 있다.
 
현 시대를 가장 빠르게 이해하고 적응하여 그들 시대의 삶은 그들이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는 젊은 세대는 그 자신감 만큼이나 고성장, 급 변화의 사회를 생산, 유지하고 있다. 전례없는 풍요로운 생활과 신기술로 무장한 삶은 과거 그 어떤 세대보다 행복을 누릴 것만 같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전례없는 풍요로운 생활과 신기술 만큼이나 전례없이 높은 자살률과 이혼률은 엄쳐나는 현대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지불해야할 비용 따위로 해석해야 할까.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의 칼 필레머는 이런 아이러니한 현상들에 대해 어떻게 더 나은 행복을 누릴 수 있을지 답을 찾기 위해 이미 이 삶을 다 경험하고 그 안에서 이미 수많은 실패와 성공, 상처와 화해, 슬픔과 기쁨을 경험한 '인생의 현자'들을 찾아간다. 8만년의 삶, 5만년의 직장생활, 3만년의 결혼을 통해 진정한 사랑, 꿈, 행복을 배운다. 그들의 가르침이 빠른 변화, 다양한 개성과 가치로 표현되는 현대 생활과 조금 동떨어진 것 같기도 하다. 결혼 자체에도 의미를 갖고 책임을 져야한다거나 내적인 보상을 주는 직업이 외적보상이 큰 직업보다 낫다는 개념은 선뜻 받아들이기 부담스럽다. 그러나 빠른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다양한 개성과 가치 속에서도 공통된 개성과 가치로 수도 없이 나타난 그 가르침이 결코 헛된 잔소리로만 여겨지진 않는다.
 
삶은 종말을 눈 앞에 둔 그들이 젊은 세대에게 가장 주고 싶은게 무엇일까. 막대한 유산과 같은 풍요로움일까. 그들은 이 책에서 내내 간절히 그들의 삶의 경험과 후회 속에서 배운 가르침을 역설하고 있다. 그들이 가장 전해주고 싶은 그것은 바로 그들이 가장 돌아가고 싶어하는 그 삶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 안에서 끊임없이 조언하고 가르쳐주는 인생의 현자들의 목소리에 내내 공감하고 인생을 돌아보며 가슴 뭉클하게 감동받았던 것 같다.
 
현 사회의 불만족과 불행에 대해 접근법을 달리하여 우리가 무시하고 평가절하 했던 노인들의 삶에 집중한 점, 그런 기존 페러다임을 뒤집는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다른 자기계발서와 다르다. 물론 이 책이 현 세대의 불능을 증명하고 구 세대에 대한 맹목적 신뢰와 복종을 말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현 세대로 편향되었다.  삶의 시각을 균등하고 맞춰 전 세대를 아우르는 행복을 찾고 누리고자 한다. 그리고 이는 바로 지금의 20대를 살아가는 나를 비롯한 수많은 청년들에게 필요한 균형이지 않을까 싶다.


wrriten by Jang_quixote


2012.08.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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