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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에소프레소의 마은식 대표님. 커피 뿐만 아니라 설탕, 목공, 기계 등 다양한 걸 연구하시고 즐기시는 모습이 솔직히 좋게만은 보이지 않았다. 삶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걸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고, 우리네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겐 삶은 결코 취미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내 생각이 대표님과의 짧은 소통을 통해 이내 짧았음을 느꼈다. [커피를 통해 어떤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까지 고민했기에 토할 때까지, 눈가가 떨릴 때까지 커피를 마시고 또 마시며 연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기에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걸 즐기고 창조하고 있지 않을까. 고민의 차원이 더 넓어져야함을 느낀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넘어 '내가 좋아..
그리스도의 공동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어떠해야할까. 굉장히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물음이지만 그만큼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는 상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물음이다. 신앙과 믿음으로 목숨까지 잃을 수 있었던 초대교회에서 공동체는 곧 생사를 공유하는 관계이자 동지였다. 오늘날처럼 공동체의 누군가가 믿음과 신앙을 저버려도 다소 실망할 뿐 큰 상실과 상처로 남지 않는 분위기와 달리 당시는 배반이자 생존의 위협이었을 것이다. 그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의 그리스도의 공동체는 불편함, 성향, 유쾌한 분위기 등을 따질 수 없었을 것이다. 믿음 안에서 무조건 함께 가야만 하는 공동체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와 그 안에서의 공동체 문화를 오늘날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분명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현대의 대한민국에선..
6월 청년심야식당의 주제를 '돈'으로 정하고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보고 있는데, 보는 자료마다 하나같이 한숨과 눈물을 짓게 한다. '10억이 생기면 감옥에 가겠는가?'라는 설문에 고등학생의 56%, 중학생의 39%, 초등학생의 17%가 감옥을 선택한 현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자신의 몸을 신약 실험으로 내주는 '생동성' 알바까지 해봤다는 한 청년의 경험담이 결코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나 또한 10억을 위한 위법이냐 정의와 정직이냐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손쉽게 후자를 택할 수 없을 것이고, 합격하지 못해 경험은 없지만 생동성 알바에 여럿 지원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20대야말로 가장 소비가 많은 계층이기에 청년들은 돈을 헤프게 쓴다며 쓴소리를 하고, 기업들은 그런 청년들을 타겟으로 한 맞춤형 마..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기타로 치며 불렀을 땐 나의 서른 즈음은 20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07년 12월 31일 눈 감고 뜨니 어느새 20대가 되어 있었고, 그 후로도 한해한해가 지날 때마다 그저 눈 감고 뜨면서 새해, 새 나이를 맞이 했다. 서른이라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엔 인생을 앞서나간 선배들에게 민망한 마음이 컸다. 그들의 눈에 내 나이는 여전히 젊고, 여리고, 무엇이든 해도 늦지 않거나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이니까, 혹은 앞으로 더 많이 남은 인생에 비하면 특별할 것도 없는 순간이니까. 괜시리 '서른'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유난떠는 부류들은 동갑 혹은 조금 더 어린 후배들 뿐이었다. 여전히 '그 나이'에 의미부여를 하고 싶진 않지만 그럼에도 이 시기가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