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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삶의 부분을 놓고 경환이를 부러워해본다.
자신만의 신념과 비전이 확고한 녀석의 모습을 보며 이 녀석은 분명 크게 될 것이라 생각했고, 나 자신의 나약함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10대엔 시간을 허비했지만 20대엔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던 녀석, 웃고 떠들며 술 마시기에 바쁜 갓 20살 애들이 어쩌면 당연한 모습일지도 모르는데 그런 아이들을 보며 골빈 애들이라고 말하던 녀석,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알기에 자신의 길에 대해 채찍질을 할 수 있는 녀석의 모습이 정말 멋지다. 더 이상 예전의 꼬마 아이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녀석은 나한테 답을 얻고자 상담을 요청했지만 이미 그 녀석 안에 답이 있었고, 도리어 나의 답을 얻게된 시간이었다.
녀석은 성장했는데 난 뭐하고 있는 걸까?
난 녀석의 나이인 20살 때 술 마시기 바빴고, 연애하느라 바빴으며, 수업 시간이 빨리 끝나길 바라며 딴짓하며 보내곤 했다. 녀석처럼 대학에서 무언가를 배울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래서인가, 요즘은 예전에 내가 확고하다고 생각한 내 비전과 길이 불투명해 보이고 매우 혼란스럽다. 고등학교 때부터 당연스레 생각한 법조인의 꿈, 그렇기에 가족, 친척, 교회사람들, 동창들 앞에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내 자신이 후회스럽다.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난 비전이란 이름과 주님의 뜻이란 말로 빙자하여 내 욕망을 내세웠던 것 같다. 다시 주님께 기도하며 돌아온 지금 이 순간, 내 가진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23살, 뭔가를 다시 생각하기엔 늦었다고 느껴지지만 주님께서 사람들을 통해 대언하시는 듯 모든 사람들이 내게 아직 늦지 않은, 도전하기 충분한, 오히려 도전하며 실패할 의미조차 있는 나이라고들 말해준다. 
내일 에스라 목사님께 기도 받으러 간다. 
무당한테 점보러 가는 것 마냥 마음가짐으로 가고 싶지 않다. 가고자 하는건 내 뜻과 미래를 묻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다 버리고 나 자체를 재물로 드리기 위함으로 가고자 한다. 그 분 말씀 하시는 것대로 행하겠다는 결단을 위해 가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스스로가 기도에 깨어있기 위해 여러 기도 사역자들께 기도하는 걸 배우고자 나아간다. 이 모든 길 또한 주께서 예비하시고 인도하셨으니 분명 내일 그 시간이 헛되진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방황하고 고민하는 것 또한 헛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작년의 한 해동안 했던 것들이 설령 실패로 평가된다 하더라도 헛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2011.03.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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