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잡다한 생각/일상(2017)

성령이 오셨네

Jang_quixote 2016. 9. 13. 16:03

허무한 시절 지날 때 깊은 한숨 내쉴 때

그런 풍경 보시며 탄식하는 분 있네

고아같이 너희를 버려두지 않으리

내가 너희와 영원히 함께 하리라

성령이 오셨네 성령이 오셨네

내 주의 보내신 성령이 오셨네

우리 인생 가운데 친히 찾아 오셔서

그 나라 꿈꾸게 하시네


가장 무너지는 순간 속에서 가장 강력한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곤 한다. 전역을 반년 앞두고 한없이 무너지고 쓰러졌던 시절, 그래서 어떤 소망도 느껴지지 않아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을 그때에 성령께서는 '고맙습니다 성령님'이란 책을 불현듯 생각나게 하셨다. 그 책을 통해 성령과 연합된 삶을 사모하고 간구하게 하셨고, 그렇게 약 한 달 동안 강력한 성령의 임재 속에서 진정한 사랑과 용납, 화평, 맡겨드리는 삶을 경험할 수 있었다. 최근들어 자존감이 무너진 내 모습을 많이 발견하곤 했다. 사람들 앞에서 주눅드는 건 물론이고 사소한 언어 표현에서나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 반응까지도 한없이 낮은 자존감이 반영 되곤 했다. 낮은 자존감은 원망과 근심으로 이어지고, 불안과 분노를 거쳐 하나님을 향한 불신으로 이어지곤 했다. 얇아지는 주머니 사정과 아무 곳에서도 쓰임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은 취준생이라는 내 삶을 더욱 초라하고 허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삶이 지속될 수록 현실을 도피하거나 외면하기 위해 옛 삶 속에서 누렸던 죄를 더 찾게 하였다. 이런 삶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찾고, 말씀을 깨달으며, 기도로 매달리는 걸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번에도 성령께서 먼저 나를 찾아 오셨고, 3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내게 강력한 이끌림으로 통해 말씀을 집게 하셨다. 아무 기대없이 집어든 그 말씀 속에서 나는 이미 죄 가운에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고,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으로 하나님 앞에서 살아있는 자로 선포되었음을 깨닫게 하셨다. 그 다음 날엔 두려움, 근심, 원망이라는 죄의 열매가 아닌 기쁨과 감사, 행복이라는 의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사모하게 하셨고, 오늘은 죄로부터 의무적이고 지루한 싸움의 반복이 아닌 예수를 더욱 사랑함으로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걸 알려주셨다. 그리고 그런 마음의 회복 뿐 아니라 동시에 별로 기대하지 않은 채 지원했던 회사 3군데로부터 면접 제의를 받는 감사함 또한 누리게 하셨다. 

솔직히 이런 고백과 달리 언제 또 다시 무너질지 모르고, 그 가운데서 또 다시 허무함을 곱씹진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 이 싸움의 주인은 하나님이 되셨고, 찬양의 가사처럼 언제나 날 살피시며 나를 혼자 두시 않으시는 성령님이 계심을 신뢰한다. 내가 성령 가운데로 나아가기 전에 이미 먼저 내게 찾아오셨음을 신뢰하고 기대하자. 비록 무화과 나무 잎이 마르고 포도 나무에 열매가 없고 감람나무에서 어떤 소득을 얻지 못하고 송아지, 양떼를 다 잃을 지라도 우리 인생 가운데에서 하나님 나라를 꿈꾸게 하시는 성령님을 기대하자. 

'잡다한 생각 > 일상(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식당 오무라이스  (0) 2017.12.15
머나먼 세월호  (0) 2017.12.14
20171208 겨울달  (0) 2017.12.09
편의점 버거  (0) 2017.02.23
불안전공화국.  (0) 2016.07.23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