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의 사람] 이란 책을 보던 중 5년 전 처음 주님을 영접하고나서 그저 나만의 하나님, 내 편만 들어주시는 하나님이라며 잔뜩 교만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내게서 직접 그 말을 들었던 그 자매가 느꼈을 심정은 어떗을까....... 교만은 믿음의 걸림돌, 내 자신이 하나님이 되려고 하는 것이라던데 난 주님을 구주로 모시고 살면서도 아직 교만의 옷을 벗지 못하고 있는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다. 문득 들었던 생각을 통해 회개하기보단 그 자매가 아직도 나에 대해 오해하고 있진 않을까라는 생각부터 먼저 들던 내 모습이 집에 돌아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너무 부끄럽기 그지없다. 오늘 지하철 역에서 잔뜩 술에 취하신 분이 나를 붙잡고 오랜 시간 길을 물어보셨다. 귀갓길이 그리 급하지 않아 비교적 자세히 차..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 부쩍 달라진 게 있다면 내 수면의 모습(?)이다. 공부 시작 전엔 피곤하지 않아도 잠 드는데 큰 무리가 없었고, 꿈도 거의 꾸질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아무리 피곤해도 20분은 뒤척여야 겨우 선잠에 들 수 있고, 그나마 그 선잠마저도 10분 뒤에 다시 깨 한동안 또 잠을 못이루곤 한다. 단순히 하루이틀 일이 아니니 몸은 몸대로 점점 지쳐가는 것 같다. 그 꿈 또한 예사롭지 않다. 매일매일 싸우고, 떄리고, 쫓기고, 슬퍼하는 꿈들만 가득하고 가끔 가위에 눌리기도 한다. 이러다보니 잠에 대해 자연스레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제 시간에 누려야할 잠을 누리지 못하니 오전 수업 땐 머리도 아프고 온 몸이 쑤시는 때도 점점 잦아든다. 오늘은 조금 특별했다. 학원에 일찍 도착해서 역시나 ..
정말 마음 고생이 많은 하루였습니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탈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항상 버릇처럼 입에 달고 살던 말이 그렇게 생생하게 경험될 줄 몰랐습니다. '사람 일이란 게 내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구나......' 생전 처음으로 3주 전부터 비염을 앓게 되었고 그것이 평소 공부할 때도 많이 괴롭혔는데, 시험장에선 유독 더 심하더라구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가 시험보던 학교는 단수가 되었고 화장지도 있지 않았습니다. 시험보는 내내 혼란스럽고 어지럽고 불안하고, 결국 안되겠다는 결심 끝에 일렬로 찍고 나왔습니다. 시험장 밖을 나오는데 어찌나 상실감이 크고 원망스럽던지...... 사실 어떤 시험이든 그리 큰 걱정거리는 아니었습니다. 나름 자랑이지만 신앙으로 쉽..
괜한 나의 기우, 헛된 생각이겠지만. 나의 신뢰를 깬다면 난 정말 그 이후로 독기를 품을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쪽으로만 이루어지길 바라는게 아니라, 내 존재의 가치를 하등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 같으니까. 응, 난 정말 독기를 품고 철저하게 올라설 것 같다. 과거에도 그랬으니 지금은 더 냉정할지도. .......아직도 신앙적으로 많이 깨어져야할 부분인 것 같다. 내가 바라는 답, 결과를 얻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사람으로서의 신뢰와 존중. 2010.03.28 00:31
학원에서 프린트 받으러 가다가 뒷자석 여성분의 음료수를 살짝 흘렸다. 너무 죄송한 마음과 함께 당황한 나머지 무엇을 해야할 지 몰라 연신 미안하단 말만 반복했다. 여성분은 괜찮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주셨지만 옆에 있던 남자친구분은 내 뒷통수를 향해 온갖 험담과 비난, 욕을 던졌다. 정말 화내고 싶고, 심지어 때리고까지 싶었지만 내가 만든 실수이기에 뭐라할 자격이 없었다. 그저 부족한 내 자신이 속상했다. 수업시간 내내 졸지 않았다. 정말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다. 공부에 늘 방해가 되던 코감기도 수업시간만큼은 잠잠했다. 근데 수업을 듣고나서 다시 책을 보려니 강사님이 뭐라 하셨는지 하나도 생각이 안났다. 필기도 무슨 내용인지, 왜 밑줄을 그었는지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부족한 내 자신이 속상했다. 자꾸..
踏 雪 野 中 去 不 須 胡 亂 行 답 설 야 중 거 불 수 호 란 행 今 日 我 行 跡 遂 作 後 人 程 금 일 아 행 적 수 작 후 인 정 눈덮인 들판을 걸어갈때 잠시라도 발 걸음을 어지러이 하지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뒤에 따라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서산대사 휴정의 시로, 김구 선생께서 평생동안 좌우명으로 삼으셨다고 한다. 또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이 시가 맘에 드는 이유 중 하나는, 욕심, 이기주의적인 삶의 태도가 아닌 봉사, 겸손, 질서있는 삶의 태도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 자신을 스스로 다시 한 번 돌아본다. 과연 내 삶은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눈 덮인 들판을 걷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상, 움직임 속에서도 미래와 영향력을 앞둬보..
좋은 습관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공부는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불과 저번 주까지만 해도 집에 있는게 자연스러웠고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다들 개강하고, 연락오고하니 집에 있는 내 모습이 조금은 처량하게 느껴졌다. 다들 이제 새로운, 혹은 첫 시작을 통해 자신의 꿈과 비전을 키워가는데 나 혼자 멈춰버린 시간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조금은 외롭고 쓸쓸하다. 원래 쉬면서 마음 정리하려고 했으나, 억지로라도 학원 예비강의를 들으러 가려고 한다. 이렇게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진짜 나 혼자 도퇴되는 것 같아서..... 어짜피 다음 주면 남들과 다른 시간 속에서, 다른 삶을 살며 하루하루를 보내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지금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시간 속에서 살고 싶다, 움직이고 싶다. '무엇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