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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7 112일 오전 11~ 12

장소 : 의왕문화원

프로젝트명 : 문화원과 함께하는 마을큐레이터 되기프로젝트 의왕을 보다, 듣다, 발견하다

금일 주제 : 네트워크 파티

 

두 달의 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덧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처음 이곳 의왕을 분주함의 도시, 잠시 머물다 금새 떠나는 도시로만 여기곤 했던 내 마음도 지난 두 달의 시간 동안 많이 바뀐 듯했다. 푸른 숲의 도시, 여유롭고 안락한 도시, 주민들 서로가 따뜻하고 훈훈한 도시 의왕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심겨졌다. 실수에도 괜찮다고 웃으며 오히려 난처해 할 상대방을 위로하고 배려하는 모습, 이웃을 위해 손수 간식을 준비해와 나눠먹는 모습, 마을을 위해 함께 고민하며 협력하는 모습, 자신의 마을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자랑스러워 하던 모습, 서로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며 경청하는 모습 등 의왕 주민들이 내게 보여준 모습은 여느 도시에서 보던 주민들의 모습보다 더 끈끈하고 정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런 주민들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자 오늘 드디어 공개될 주민들의 큐레이팅 결과물이 매우 기대가 되었다.

 

행사시작은 11시부터였지만 의왕문화원에 도착한 10시부터 안에선 주민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가위로 종이를 자르고 풀로 사진을 붙이며 맵핑 작업물의 마무리를 다지는 모습이 바빠 보이면서 설렘 가득한 모습들이었다. 자신들의 작업을 사랑하는 모습, 그 이전에 마을을 사랑하는 모습이 있기에 이른 아침부터 준비하는 이 고됨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시 한 번 주민들의 열정에 응원을 보내는 순간이었다.

 

11시가 되고 그동안의 활동기록을 엮은 영상을 시청함으로 네트워크 파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3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되었다. 그 뒤 영상이 끝나고 사무국장님의 축하 연사가 이어졌다.

그동안 지역에 관심이 많은 주민을 찾기 위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보면서 매우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여준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마을 큐레이터 되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에 관심이 많은 더 많은 주민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의왕을 기록하고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 기다리던 수료증을 수여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불려질 때마다 기뻐하고 감격스러워 하고 뿌듯해 하며 상을 받으러 앞으로 나갔다. 서로를 향한 주민들의 축하 박수와 격려는 수료증을 전달하는 시간을 더욱 풍성하고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짧은 순서가 끝나고 11 30분부터는 각 조의 결과물을 다같이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각 조의 순서가 될 때마다 조원들이 다같이 앞으로 나가 그동안의 활동 내용과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 모습 속에 그 동안의 고생을 이겨낸 뿌듯함, 자신이 마을의 전문가라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그런 모습을 놓치지 않고 다른 조 주민들은 사진과 영상으로 그 모습을 기록하기도 하고 경청하며 듣기도 했다. 서로의 노고와 열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에 서로의 이야기에 그토록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각자 조사하고 탐구한 내용은 다르지만 그 마음 속 동질감과 공감대로 하나된 주민들이었다.

 

전시 구성은 매우 입체적이었다. 지역의 막걸리를 직접 소품으로 놓기도 하였고 그 막걸리 패키지를 새로 디자인해서 덧입힌 결과물을 전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조사 지역의 낙엽을 흩뿌려 현장감을 살리기도 한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맵핑을 통해 거주민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게 의미있다고 하였다. 그동안 나와 관련된 문제임에도 놓치고 있거나 혹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무시하고 살았던 문제들을 보게 된 주민들, 그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이들이 만들어갈 앞으로의 활동들은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까. 작은 움직임으로 시작한 그들의 활동이 의왕 곳곳에 거대한 변화로 이어질 것이 기대가 되었다.

 

그밖에 특별한 깨달음을 고백한 조들도 있었다. ‘골우물 마을의 맛과 멋조는 조사과정에서 깨닫게 된 방법론적 한계와 부족한 점들을 성찰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고,향후 프로젝트와 작업에서 더 나아질 모습을 다짐하기도 하였다. ‘내손2동 동부시장길을 가다조는 곧 재개발로 사라질 마을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담아 직접 지은 시를 전시하기도 하였다.

 

시간은 흐르고 세월은 가네

이제 저물녘 황혼이 오는 시간

우리가 걷던 그 길

소박한 먹거리가 있던 곳

골목에서 왁자지껄 떠들던 소리

우리의 눈물과 웃음이 있던 자취

이제는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시간

사랑하는 이여

먼훗날 이곳에 고층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

그 흔적 찾기 힘들어도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그것

우리는 그것을

추억 그리고 그리움이라 불러보자

그렇게 말하자

 

모두의 발표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스티커 투표를 진행했다. 4개의 상으로 나눠 투표를 진행했다.

1.    베스트 발품상

2.    하모니상

3.    이야기꾼상

4.    큐레이터상

투표와 함께 서로 다과를 나누며 깊은 교제의 시간을 나누었다. 첫 모임 땐 서로를 어색해 하며 부분적으로만 어울리던 주민들이 어느새 모두를 챙기고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앞서 전시에서 막걸리는 준비해온 조에서 사람들과 함께 막걸리는 나눠 마시며 어울리기도 했다.

4개의 상은 각 조들이 사이좋게 나눠갖게 되었다.

1.    베트스 발품상 : 내손동 팀

2.    하모니상 : 고정동 팀

3.    이야기꾼상 : 고천동 팀

4.    큐레이터상 : 청계동 팀

모두가 서로를 축하하고 격려하며 보낸 이 시간을 진심으로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서로 소감을 나누며 이 시간을 마무리했다.

아이들과 놀 기회가 없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아이들과 동네를 많이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주민, 마을을 조사하다 보니 공동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주민, 배려를 많이 해준 조원들에게 감사를 표한 주민, 마을을 어떻게 가꿔나가야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는 주민,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일을 관계를 맺고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주민, 하는 내내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많았다는 주민 등 가지각색의 소감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 모두 함께여서 좋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마을 큐레이터, 마을의 모습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지만 무엇보다 함께하는 법을 배워나가고 그 배움을 통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결국 그 어떤 맵핑보다 가장 훌륭한 기록은 우리 모두의 기억일테니. 그런 의미에서 의왕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가장 소중한 기록물을 얻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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