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예술이라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개념조차도 생소한 공연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두려우면서도 설렘이 동시에 느껴지는 일이었다. 일반인들만으로 구성된 공연이라는 신선함은 이 공연을 가장 기대하고 기다리게끔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팜플렛을 보아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공연이기에 더 기대감과 궁금증을 가지고 공연을 볼 수 있었다. 4월에 대한민국에 큰 슬픔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사는 안산은 그 큰 슬픔의 중심지이자 응집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 공연을 보기에 앞서 이 슬픔의 시기에 내가 공연을 본다는 자체가 일종의 죄책감마저 느끼게 하였다. 그러나 이 공연을 마치고 나왔을 땐 그 안에서 마음을 치유 받은 느낌이었다. 안산의 슬픔과 함께 웃음을 잃어버렸던 내가 내내 웃고 박수치고 소..
전직 선교팀장이라는 것과 전역하자마자 선교가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는 오히려 내게 부담으로 다가왔고 이는 선교기간 내내 걱정과 분주함이라는 모습으로 함께 했다. 또한 나 스스로의 교만으로 이어져 팀원과 리더십에 대한 판단과 정죄를 앞세우기도 했다. 이번 선교를 마무리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꼽는다면 표선 땅의 영혼이 아닌 아마 판단과 정죄로 한없이 무너져 내린 내 모습일 것이다. 선교 첫날 출발부터 마음이 쉽지 않았다. 갑작스레 분주해진 분위기에 덩달아 분주해진 마음, 그리고 이런 내 마음과 달리 늦게 움직이는 팀원들, 쏟아지는 비까지. 정확히 2년 전 내가 팀장으로 섬겼던 선교를 너무나 닮아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선교는 지난 선교보다 더 잘해야겠노라 하는 강박관념이 들었고, 그런 내 미음..
지난 1년간 수험생활로 잔뜩 지쳐있어서인지 처음 선교 팀장의 자리를 제안 받았을 때 길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가올 걱정들과 해야 할 것들, 비전에 대한 고민들보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그렇게 선교 팀장 훈련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8주간의 팀장 훈련과 약 한 달 여 기간의 선교 준비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갈수록 깊어지는 걱정들과 부정적인 생각들은 가기 전날까지도 나를 붙잡고 있었고 선교에 대한 기대감을 갖지 못하게 했다. 출발과정에서의 분주함과 어수선함을 안고 표선리에 도착했지만 마음상태는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진행된 이미용 사역 때문에 마음의 분주함은 가시지 않았고 현장에 막상 도착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