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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 예배자의 예배는 상황이나 감정, 보여짐, 평가, 분위기에 상관없이 그저 주님을 기뻐하며 찬양하는 예배입니다.]
매주마다 들어온 최영천 전도사님의 고백이기에 평범하기도 했을 저 고백이 오늘따라 마음 깊숙히 새겨진다. 어느 때부터인가 나의 주일 예배는 매주 돌아오는 행사와 같은 것이었다. 찬양하고 설교듣고 기도하고 모임하고 헤어지는 그런 과정들의 반복으로 느껴졌기에 기도의 입술이 닫히고 기도의 마음이 닫혔다. 일부 교회 비판자(?)들이 '동산교회의 예배는 형식화된 것들의 반복'이라고 표현했을 때 그것에 공감하고 한마디 더 얹어주는 그런 모습에 불과했다. 그런 메마른 영적 상태에서 진로고민과 선교팀장의 역할까지 맡아 그 모든 것이 끝난 후에는 예배도, 신앙도 그저 귀찮은 올무와 같은 것에 불과했다.
치유 수양회의 후견인으로서는 벌써 3번째이다. 이제 식상해졌을 법도 하고, 모든 순서가 너무 익숙하기에 피곤할 법도 한데 이번 수양회는 유독 짧게만 느껴졌다. 물론 많이 졸고 피곤해하며 힘들었지만 말씀 하나하나를 들으며 내 배부른 환경에 그저 배고프다 불평만 하는 내 모습이 보여 두려웠다. 내 더러운 모습과 그걸 오히려 합리화 하며 즐기는 내 모습이 언제 어느 순간 지옥불에 떨어질 지 모른다는 생각에 정말 많이 두려웠다. 다른 어떤 환경이 아니라 그저 지금도 내가 살아 숨쉬고, 하나님께 회개할 수 있는 하루를 더 얻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저 똑같은 수양회에 불과했지만 돌아온 내 모습은 말씀에 익숙했고 하나님 생각에 익숙했으며 죄악의 문화에 낯설었다. '처음사랑'이라고까진 못하겠지만 주님을 알아가는 하루하루가 설레였던 초창기 내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이게 바로 내 진정한 정체성이고 진짜 '장재욱'의 모습이다. 남들과 달리 법 좀 알고, 학점 조금 높고, 도덕심 강한 척하고, 교회 훈련에 열심히 참석하는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 알아가는 것에 설레고 눈물 지을 수 있는 이게 바로 내 진정한 정체성이다. 하나님께서는 입대를 2주 앞둔 내게 그걸 알려주시길 원하신 것 같았고, 낯선 환경이 때론 어려움과 서러움으로 다가올지라도 하나님을 기억하며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나는 콰이어다. 콰이어는 음악사역이 아니라 예배자다. 음악을 연습하고 배우고 보여주는 사역따위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평신도들이고 예배드리는 사람 중 하나에 불과하다. 상황이나 감정, 보여짐, 평가, 분위기에 상관없이 그저 주님을 기뻐하며 찬양하는 예배자이다. 부족한 내 체력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병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내 기준이 그에 마땅히 충족되서가 아니라 그곳에서의 예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도 뜨거운 예배를 드리는 것은 장재욱의 헌신의 표현도 아니고, 내가 유별난 기독교인이기 때문인 것도 아니며, 그곳이 너무 힘들어 의지할 것이 신앙밖에 없기 때문도 아니고, 내 신실함을 보여주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다. 나는 수많은 예배자 중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21개월동안 전공공부와 영어공부, 독서, 운동 등 수많은 것들을 준비할 수 있지만 내 목표는 그저 하나다. 지금의 주님을 향한 친밀함과 사랑을 더 발전시켜 훗날 제대할 때 바로 사역과 예배에 헌신해도 부족하지 않을 사람이 되는 것. 이미 전역한 일부 크리스천들이나 비기독인들은 말도 안되는 허상이나 시간낭비, 허세로 볼지도 모르지만.


2011.09.2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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