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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청년심야식당의 주제를 '돈'으로 정하고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보고 있는데, 보는 자료마다 하나같이 한숨과 눈물을 짓게 한다.
'10억이 생기면 감옥에 가겠는가?'라는 설문에 고등학생의 56%, 중학생의 39%, 초등학생의 17%가 감옥을 선택한 현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자신의 몸을 신약 실험으로 내주는 '생동성' 알바까지 해봤다는 한 청년의 경험담이 결코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나 또한 10억을 위한 위법이냐 정의와 정직이냐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손쉽게 후자를 택할 수 없을 것이고, 합격하지 못해 경험은 없지만 생동성 알바에 여럿 지원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20대야말로 가장 소비가 많은 계층이기에 청년들은 돈을 헤프게 쓴다며 쓴소리를 하고, 기업들은 그런 청년들을 타겟으로 한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정말 청년들은 돈을 헤프게만 쓰는 걸까? 그래서 청년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건 혈세 낭비이고, 수당을 주더라도 청년들이 어떻게 소비하는지 철저히 추적해야만 하는 걸까?
2012년 통계("만약 1억이 생긴다면?")에 따르면 대학생 33.3%가 예금, 적금을 답했고, 17.4%가 학자금 상환, 16.1%가 등록금을 답했다. 2.4%만이 명품이나 차 구입 등 소비를 위해 쓰겠다고 답했다.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지급한다는 청년 수당, 그걸 위해 청년 스스로가 가난을 증명하는 것도 모자라 '청년답게' 썼는지도 증명해야 하는 게 청년을 향한 인식수준과 이 사회의 현실이다.
덜컥 '돈'이란 주제를 정해놓고 뒤늦게 겁이 난다.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어떤 위로와 공감을 건네야 할지, 나 또한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돈'에 대해 무엇을 말해야 할지.
보면서 울컥했던 지식채널e의 제목이 괜스레 마음의 무게를 더하는 것만 같다.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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