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과 함께 한 성탄예배, '별따라 예수께로' 아기 예수님이 유대인을 비롯한 이 세상 가운데 악을 드러내시고 정의를 선포하셨듯 별이 된 아이들과 세월호는 이 땅 가운데 악을 드러내고 정의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별이 된 아이들과 세월호 가족들에게 미안해하고 고마워 해야한다. 2017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촛불의 지난한 싸움 가운데 탄핵을 이뤘고 정권을 교체했다. 깊은 바다 밑에서 오랜시간을 기다린 세월호가 올라왔고,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최저임금이 올랐다. 외교적으로도 국격을 회복했으며, 느리지만 조금씩 국가의 정상성을 회복해가고 있다. 무엇보다 다시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변화의 시발점은 세월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의 희생과 가족들의 ..
크리스마스와 송구영신이 겹치는 남은 2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2017년 마지막 셀모임이 아닐까. 작년 쥬빌라떼 패션 맞추자고 깃털 사고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년이 훌쩍 다갔다. 또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같이 보낸 믿음의 동지들. 그만큼 우리는 서로 가까워졌을까, 그만큼 서로를 위한 진심어린 마음과 공감대가 생겼을까. 아무튼 이날 먹은 치킨은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데 현미 베이크 치킨이라 껍질도 바삭하고, 무엇보다 치킨 크기도 너무 작지 않아 좋다. 한 가지 웃겼던 건 메뉴판에 '마늘치킨'과 '갈릭치킨'이 따로 있었는데...뭐가 다른 거지...? 설명에도 '마늘의 매운 맛을 잡고 달콤함을 살린'과 '마늘과 어울리는 스윗한 맛'이라 되어있는데.... 문화 컬처..
세 가지 이야기, 하나의 이름 '사랑'. 첫 번째 이야기는 누군가의 소설 속에 자신들의 사랑이 너무나 똑같이 적힌 두 사람의 사연이 등장한다. 너무나 똑같기에 결말을 두고 고민하는 두 사람, 끝내 그들은 결말을 덮어둔 채 책을 강으로 던져버리지만 이미 여자는 결말을 보고말았다. 그 결말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마지막에 그들의 사랑이 'END'로 적혀있을 뿐. 그러나 여자는 'AND'로 고쳐적으며 그들의 사랑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기로 한다. 두 번째 이야기 속엔 그들의 옛사랑을 후회하는 늙은 두 사람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돈을 버는데 몰두하는 남자, 사랑을 갈망하지만 남자가 일에만 몰두해 언제나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여자. 끝내 그들은 이별한 채 오랜시간을 보내고 ..
더불어숲동산교회 청소년부, 그리고 세월호 엄마들과 함께한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 참 많이도 웃고 울었던 시간이었다. 두 번째 보는 연극인데도 또 다른 감동과 아련함이 느껴진다. 덕분에 다시 한 번 416과 이웃에 대해 기억하는 시간이었다. 이웃에 대한 감동은 연극으로만 끝나지 않고 함께 한 저녁 식사자리까지 이어졌다. 함께 나누는 밥상 가운데 오고가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마주봄이 연말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진짜 행복은 이런 소소함 가운데 있는 게 아닐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이웃이 되길 소망하고 다짐하며! P.S. 더불어숲동산교회는 이웃에 대한 따스함이 가득 묻어있는 곳이다. 처음 방문한 사람에게 서슴지 않고 인사하고 말을 건네기란 쉽지 않은데도 이곳 사람들에..
아버지의 트럭은 아버지를 참 많이 닮았다. 이곳저곳 다친 곳도 많고 세월의 흔적도 가득 묻어있다. 공장의 기름때에 자칫 손과 옷에 검은 때가 묻기도 하고, 낡은 엔진소리에 힘을 잔뜩 쥐어짜는 게 느껴져 안쓰럽기도 하다. 철없던 학창시절엔 아버지의 트럭을 창피해하곤 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등교길에 데려다 줄땐 교문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내려서 걸어가곤 했다. 그 당시엔 다른 부모님들의 멋지고 깨끗한 승용차를 부러워했던 것 같다. 고시생 시절, 느즈막히 집에 올 땐 언제나 먼저 아버지의 트럭이 역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행여나 차안이 차가울까봐 엔진을 잔뜩 데워놓은 채. 그때의 아버지의 트럭은 가족의 품이었고 보살핌이었다.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가는 트럭이 요즘 부쩍 말썽을 부리곤해서 걱정도 되지만 ..